프레시 매니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별거 없었다.
단지 코코가 타고싶었을 뿐!
가끔 야쿠르트 아줌마가 지나가는거 보면 오른쪽 사진같은 카트를 타고 다니는데 저 카트를 코코라고 한다.
이게 너무 타보고 싶어서 어짜피 오전중에 시간도 남겠다.. 프레시매니저를 도전하게 되었다
구인공고에는 어떤 회사나 그렇듯 장점만이 그럴듯하게 쓰여 있었다.
월급 : 140만원 이상
근무시간 : 주 5일 / 06~11 (협의가능)
면허 : 원동기 이상의 면허 (없어도 가능)
정착 지원금 : OO만원 이상
교육비 : 18만원
처음에는 하루 3~4시간만 하는데 월급이 140만원 이상이라는 말에 혹한것도 없진 않았다.
교육비도 주고 정착 지원금도 준다고...? 라는생각이 들어....
- 업무상담
: 처음에는 프레시매니저 모집을 담당하는 본사 직원과 면접을 보게 된다. 이때 딱히 조건이나 그런건 없고, 업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나 어떤식으로 일이 진행 되는지 어느 지역을 원하는지 정도만 말하고 끝났다.
나는 두개의 구역을 선택지로 받았는데 그 중에 원하는 곳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1번은 OO지역 / 4시간 근무 / 월 약 120만원
2번은 OO부근 / 3시간 근무 / 월 80만원 or 9시간근무 / 월 100만원
누가봐도 4시간 근무에 120만원인 1번이 더 괜찮아 보여서 나는 1번으로 지원했었다.
- 면접
: 업무상담 다음날 면접을 보러 갔다.
앞에서 면접을 봤는데 왜 또 면접이냐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의 면접은 본사 영업직원과의 면접이고 이번엔 내가 선택한 지역의 담당 지점장과의 면접이다.
별다른건 없고 왜 프레시매니저를 지원했는지, 사는곳은 어디인지, 아침일찍 출근이 가능한지 정도였다.
진짜 말그대로 '면접' 얼굴만 보는 정도로 끝이 났다.
이렇게 하루가 또 날아갔다.
- 교육
: 두번의 면접 이후 2주 정도 지나고 나서 부터 교육이 시작됐다.
교육은 하루에 2시간씩 총 이틀은 이론교육을 받고 나머지는 내가 일하게 될 지점에 가서 현장 실습교육을 받게 된다.
이론교육은 오전 10시-12시 까지 진행되는데
프레시매니저의 하는일, 복지, 급여정산관련, 혜택 등등을 강사가 설명해 준다.
따로 시험은 없고 자리에 앉아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나쁘진 않았다.
다만 이 교육 때문에 또 이틀이 시간이 애매해 지는 단점이 있다.
현장실습교육은 지점장 재량이라 하루를 할 수도 있고 일주일을 할 수도 있다.
나같은 경우는 이론교육받고 그 다음주인 셋째주 월수금, 넷째주 목, 다섯째주 월 이렇게 총 5일을 받았다.
이것도 할말이 많은게...
첫번째인 셋째주 월요일은 그냥 지점가서 코코 한번 타보고 끝났다.
수요일은 인수인계받을 내 구역을 현재 담당하고 있는 첫번째 여사님과 한바퀴 돌아보고 끝났다.
금요일도 수요일과 똑같이 한바퀴 돌아보면서 어디에 어떻게 제품을 넣고 이것저것 인수인계 해주고 끝.
넷째주 목요일은 두번째, 세번째 여사님이 인수인계 해주는 날이었다.
다섯째주 월요일은 다음날인 화요일에 제품을 담아야 해서 지점가서 이것저것 얘기 듣고 끝.
총 5일을 교육 받았는데 한번 갈 때 마다 나는 다른 일정은 다 취소하고 갔어야 했다.
하지만 정작 가서 교육받는건 2~3시간.... 결국 나는 5일을 낭비했다고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쯤되면 궁금해 지는게 나한테 인수인계 해준 여사님이 세명 이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맡은 구역은 담당자가 그만둔지 좀 됐던 구역이라 주변 여사님 세명이 갈라먹고 있던 구역이었던 사실...
그래서 나는 안그래도 헷갈리는 배송을 세명한테 각각 들어야 했었다.
당시에는 아무생각이 없었지만 이제와 생각해 보면 인계장도 참 주먹구구인게 하나로 정리된 포맷이 없고 여사님들마다 각자 나에게 줄 인계장을 적어오는 바람에 ㅋㅋ 제품명도 3개, 구역도 3개, 루트도 3개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구역을 쪼개서 나눠가지다 보니 세군데 모두 같은 시간에 제품이 들어가는 곳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점장이나 해당지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냥 내가 나중에 고객들에게 연락을 해서 시간을 조정하라는 말뿐이었다. (이때 도망갔어야 했는데...)
- 인수인계 마무리
일반적인 알바나 직장이라면 첫 출근전에 할 일은 내일의 나를 상상하며 일찍 잠에드는 것 뿐 일 것이다.
하지만 프레시매니저는 다르다.
첫 출근 전날에는 다음날 배송할 제품을 타야 한다.
(제품을 타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제품출고방법에서 따로 얘기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이 날은 제품을 타는것을 제외하고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위에서 내가 인수인계를 3명한테 받아서 헷갈린다고 했는데 이걸 점장에게 말했더니 예전에 내 지구를 담당했던 여사님이 와서 배송도는 루트를 정리해 준다고 하니 9시까지 지점에 와서 얘기해 보자고 해서 도착했는데........
알려준다던 여사님이 일이생겨 늦게온다고 전날 말한것을 점장이 나에게 전달하지 않아서 9시부터 1시까지 시간이 떠버렸다. 나는 이날 교육 이후 일정이 있었고 여기서 기분이 많이 상했었다.
미리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부분이었고, 조정이 가능했던 부분인데 너무나도 나의 시간을 무시해 버리는 그 행태가 굉장히 별로였다.
- 제품 타기
인수인계가 완벽히 끝났다면 다음은 내일 배송할 제품을 담아야 한다.
인계받은 내용을 잘 보면서 물건을 싸면 되는데, 내 고객은 200명도 안되는 적은 고객이지만...
제품의 종류나 수량이 요일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초짜 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거기다가 제품별로 영업장에서 탈수 있는 최소 수량이 있는데, 만약 나는 한개가 필요한 제품의 최소수량이 5개 라면 나는 다른 여사님에게 제품 하나를 빌리거나 그냥 5개를 타서 4개를 팔거나 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이라 덮어놓고 많이 탈 수도 없는 상황)
오래하신 분들이야 서로 자주 보고 하니 편하게 빌려달라 하거나 교환하겠지만, 나는 첫날 첫 제품을 타는데 그게 가능할리가 없다.
직원분께 물어봤더니 처음이니 본인이 그냥 탈 수 있게 처리해 준다고 해서 일단 감사하다고는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가 걱정이었다.
- 제품 최소 수량
많이 나가는 제품들은 10개 단위이고, 조금 덜 나가는 제품은 5개 단위이다.
그중 야쿠르트는 50개 단위로 제일 최소 수량이 크다.
그래서 내가 만약 내일 정기배송에 윌 43개가 들어간다고 하면 최소 50개를 타야 한다.
여기서 남게 되는 7개의 윌은 유동으로 팔리거나 그 다음날 정기배송으로 넣는 식이다.
이렇게 잘 나가는 제품은 사실 조금 많이 담아도 유통기한 전에 다 나가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데, 거의 찾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한두번 배송 나가는 제품은 위에서 말했듯이 최소수량만큼 담을 수가 없는 것이다.
- 제품담기
제품을 담는 것은 정해진 것이 없다.
자기가 편한대로 정리하는것 인데, 내가 받은 코코는 내부에 기본적으로 있는 격리판? 이 제대로 고정이 안돼서 툭 치면 빠져버렸다.
처음에는 빠질때마다 정리하면서 다녔는데, 이게 한번 덜컹거릴때 마다 흐트러져서 나중엔 포기했다 ㅋㅋ
(나중엔 아래 그림 2번 처럼 걍 초록색 박스같은거 하나 넣고 다님)
다른 매니저님들 카트 보니까 정리함 쓰시는 분도 있고, 그냥 나처럼 넣어다니는 분도 있는데
회사에서 주는건 없고 각자 알아서 투명 정리함같은거 다이소에서 구매한다고 했다.
여튼 처음 제품 담을 때는 내가 다음날 배송가야할 루트 순서대로 제품을 싸는것이 중요하다.
안그러면 실제 배송할 때 얼타다가 시간 다감...
위 그림 1번을 보면 덩어리들 있고 빨간거 하나씩 붙어있는데,
이 덩어리가 가장 큰 비닐에 붙어있는 배송지 제품을 패킹한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어디에 뭐가 들어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이름을 견출지에 다 써서 붙여놓는것이 꿀팁!
이렇게 한 2주 하다보면 매일 같은 제품이 들어가는 곳은 빨리 외워진다.
나도 처음에는 하나하나 다 붙이다가 나중에는 제품싸놓기만 하고 견출지는 안붙였다 ㅋㅋ
- 퇴근
이제 첫 출근 전날 준비는 끝났다.
사실상 이날이 첫출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진짜 출근은 배송을 시작하는 내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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